[매일말씀묵상] 고린도전서 10장 그리스도인 생활의 원리

1. 우상에게 바친 제물을 먹어도 되는가의 문제를 다루면서 사도는 자신을 예로 들어 형제를 위하여 자신의 권리와 주장을 포기할 수 있다고 가르쳤다. 이제 사도는 한 가지 부정적인 사례를 드는데, 그것은 광야 이스라엘 백성들이었다. 그들은 홍해를 지나면서 세례를 받았고(사도는 홍해를 건넌 것을 세례에 비유한다) 신령한 반석에서 나온 물을 마셨으며 하늘에서 내린 신령한 양식인 만나를 함께 먹었다. 그것들은 다 그리스도와 구원을 예표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그런 은혜를 받았음에도 광야에서 멸망을 당한 자들이 적지 않았다. 우상숭배 때문에, 간음했기 때문에, 주를 믿지 않고 시험했기 때문에, 그리고 원망했기 때문이다(7~10). 이들은 고린도 교회와 모든 후대의 교회를 위한 거울이다(6,11). 이 과거의 교훈을 토대로 사도는 ‘선 줄로 아는 자들’을 향해 다시 한 번 경고한다(12). 이들은 스스로 안다고 생각하거나 신앙이 괜찮다고 생각하는 자들이다. 하나님은 감당할만한 시험을 주시는 미쁘신(신실하신) 분이지 사람을 넘어뜨리시는 분이 아니다(13). 어떻게 자유를 사용하고, 자기 권리와 주장을 포기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하고자 한다면 모든 상황에서 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감당할 은혜를 주실 것이고, 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면 피할 길을 주실 것이다. 피할 길은 초자연적으로 하나님께서 개입하신다는 뜻이라기 보다 시험을 직면하여 믿음으로 감당하려는 자들에게 견딜 힘을 주시고 이길 능력을 주신다는 의미다.

2. 14절에서 사도는 다시 우상에게 바쳐진 제물의 문제로 돌아온다. 문제는 두 가지였다. 우상에게 바쳐진 고기를 먹어도 되는가와 그리스도인이 우상에게 고기를 바치는 연회에 참석해도 되는가의 문제다. 첫 질문에 대해서 사도는 이 고기를 먹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른 그리스도인을 넘어지게 하는 일이 아니라면 먹어도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행동이 다른 그리스도인을 넘어지게 한다면 삼가야 한다(8:9~13). 이것이 사도가 자신의 경우와 함께 광야 이스라엘 백성이 범죄한 예를 든 이유다. 사도는 이제 두 번째 문제를 다룬다. 그리스도인이 우상 제사가 드려지는 연회나 의식에 참석해도 되는가? 사도의 대답은 ‘안 된다’이다. 사도의 이 대답은 고린도 교회에게 충격적으로 들렸을 것이다. 우상 숭배 축제가 너무나 보편적인 문화 속에서 그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우상을 섬기지 않고 하나님을 섬긴다면, 그런 우상 축제(제사)에 참여한다고 해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고린도 사람들의 불평과 원망이 자자했을 것이다. 사도는 ‘우상숭배하는 일을 피하라’고 말했다(14). 사도는 지금 자신이 스스로 분별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말한다고 하면서(15) 성찬(주의 만찬)을 예로 들어 논증한다(16~17). 논증의 핵심은 ‘참여는 친교로 이어진다’는 원리에 있다. 여기서 사도는 코이노니아라는 단어를 네 번이나 사용한다(16절에 두 번, 18절과 20절). 기독교 친교(코이노니아)의 핵심은 주의 만찬에 있다. 잔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서 흘리신 피를 상징하고 떡은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해서 형벌 받아 찢겨지신 살을 상징한다. 이것은 상징만이 아니라 영적 실재를 가진다. 성찬은 기계적인 경험이 아니다. 그리스도께서 그 안에 영적으로 임재하시고 성찬에 참여하는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감사와 찬미로 가슴이 벅차 오르고 그리스도와 실제적인 나눔과 교제를 가지는 것이 주의 만찬의 깊은 의미다. 우상들도 참 신은 아니다. 그러나 우상 숭배 속에서 영적 실재, 마귀의 실재가 작용하고, 결국 거기에 참여하는 것은 마귀와 교제하는 것이므로 참여하지 말라는 것이다(20). 그것은 마귀가 자신의 마음에 들어오도록 마음을 여는 행위다. 사도가 우상 축제에 참여하지 말라고 하는 두 번째 이유는 참여하는 그 축제의 우상과 참여하는 자들이 동일시된다는 점 때문이다. 그리스도인들이 한 떡에 참여하는 성찬은 그리스도인들을 하나로 만들어주고 그리스도와 동일시(연합)됨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우상 축제에 참여하는 자들은 자신을 그리스도가 아니라 우상과 동일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도는 우상 축제에 참여함을 반대하는 것이다. 주의 잔도 마시고 귀신의 잔도 마실 수는 없다(21). 주보다 강한 자가 아니라면 그렇게 하지 말라고 권한다(22). 하나님을 진노케 하는 행위를 그치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조상제사에 참여해도 되는가에 대한 문제에 대하여 본문은 분명하게 ‘아니오’라고 말하며 그 근거를 제시한다.

3. 이제 사도는 우상에게 바쳐진 고기의 문제를 정리한다(23절 이하). 우리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를 가졌다고 해도, 모든 것이 다 유익한 것은 아니다(23). 첫째는 일반적 원리인데, 자기의 유익이 아니라 남의 유익을 구하라는 것이다(24). 자기를 주장하고, 자기 권리를 말하지 말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다. 성도의 삶에서 특히 교회 안의 삶에서 이 원리는 언제나 중요하다. 사도는 이 일반적 원리에 대해서 구체적 가르침을 주는데, 첫째는 개인적으로 우상에게 바친 고기가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자들은 시장에서 우상에게 바쳐진 고기인지를 일일이 묻지 말고 먹으라고 말한다(25). 둘째는 구체적 원리로서, 불신자의 초청을 받고 가서 먹을 때 우상에게 바쳐진 고기인지 묻지 말고 먹으라는 것이다(27). 그러나 만일 누군가 이것이 바쳐진 제물이라고 말해서 알게 되었다면 그것을 말한 사람과 그 양심을 위해서 먹지 말아야 한다(28). 이것은 자기 양심이 아니라 남의 양심을 말하는 것인데, 왜 우리가 이렇게 남의 양심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가 묻는다면(29~30), 사도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31).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영광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자유를 다른 사람의 양심을 위해서 내려놓을 수 있다. 하나님의 이름이 높아지기를 원하고 하나님이 존귀를 얻도록 하기 위해서 나는 수고할 수 있다. 말로만이 아니라 범사에 이 원리를 그리스도인들은 적용하고 살아가야 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누구에게도 거치는 자, 넘어지게 하는 자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32). 범사에 모든 사람의 유익과 기쁨을 위하고 자기 기쁨과 자기 유익만을 추구하지 않는 것은 그들이 구원을 얻게 하고자 함이다(33). 이 말은 언제나 사도의 다른 말과 함께 읽혀져야 한다.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의 기쁨을 구하는 것이었더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갈 1:10). 다른 사람의 유익을 구하기 위해서 범사에 참고 그들과 같이 되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다는 의도와 목적에서 그렇게 되어야 한다. 이 분별과 제한이 없다면 우리는 그저 사람의 종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4. 사도는 비록 우상에게 바친 제물의 문제를 다루지만, 여기서 그리스도인의 일반적 생활 원리를 가르친다. 그리스도인은 자기 주장, 자기 권리를 말하고 챙기는 사람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은 범사에 하나님의 영광이 되는 일을 위해서 그리고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해서 섬기는 사람이다.

5. “하나님 아버지, 저희가 조상제사에 참여하는 것을 가벼이 여김으로 귀신과 교제하는 자리에 서지 않도록 지켜주시고, 언제나 그리고 무엇을 하든지 저희가 하나님의 영광을 생각하고 그 동기와 목적을 가지고 행하게 하사 저희 자신이 아니라 형제의 유익을 구하여 행동할 수 있도록 은혜를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