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거짓 영의 특징은 감정을 지식 위에 두는 것이고 성령을 그리스도 위에 두는 것이다. 감정을 지식 위에 두게 되면 이방 종교처럼 끌려 다닐 수 밖에 없다(2). 또 그리스도 위에 성령을 두는 것도 은사를 이해하는 바른 방식이 아니다. 사도는 삼위 하나님의 동등성을 강조하여, ‘여러 가지 은사, 한 성령, 여러 직분, 한 그리스도, 여러 가지 사역, 한 하나님’을 말한다(4~6). 삼위 하나님은 죄인의 구속을 위해서 각기 다르게 일하시지만, 동등하시며 분쟁이 없으시다. 성령의 나타남인 은사는 개인의 유익이 아니라 교회의 유익을 위해서 주신 것이다(7).

3. 사도가 제공하는 성령의 은사 목록은 은사 전체를 망라하는 것이 아니다. 신약성경은 다른 곳에서도 은사를 열거하는데(고전 11:8~10; 롬 12:6~8; 엡 4:7~11; 벧전 4:7~11) 이것들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이점은 사도가 모든 곳에서 완전한 은사목록을 작성하려고 쓴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성령님께서는 당신의 주권을 따라서 각 사람에게 필요를 따라 은사를 나누어주신다(11). 모두 한 성령님께서 주시는 것이기에 은사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은사 때문에 나누어질 수는 없다.

4. 하지만 고린도교인들은 은사에 따라서 상대를 낮추어보거나 혹은 우러러보는 심각한 분열현상을 경험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도는 몸과 지체의 비유를 들어 은사의 다양성이 결코 교회의 일치를 저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르친다. 교회는 근본적으로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된 존재다(13). 그러므로 성령으로 말미암아 그 안에 차별이 없다. 몸에 여러 지체 중 한 지체가 다른 지체를 무시하거나 경멸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불필요해 보이는 지체라도 그것이 없으면 몸은 불구자가 된다. 서로를 경멸하는 지체들이 한 몸을 이룰 수 없듯이, 교회는 성령의 은사에 의해서 분열될 수 없다. 도리어 성령으로 세례 받아 한 몸이 되었으니 서로를 존귀하게 여기고 연약해 보이는 지체를 더욱 존귀하게 여길 수 있다. 한 지체의 고통은 단지 한 지체의 고통이 아니라 몸 전체의 고통이다. 이것이 교회다.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다(27).” 물론 하나님께서는 여러 가지 은사를 몸의 유익을 위해서 주시고, 또 그 은사들은 인간적인 측면에서 등급이 주어질 수도 있겠지만, 사도는 거기에 관심을 가지지 말고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져야 할 마땅한 주제인 사랑에 관심을 가지라고 말한다.

5. 은사는 두드러진 것이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것이 나 개인이 가지는 은사의 드러남인가, 아니면 그리스도의 몸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인가? 내 관심과 기도는 은사에 있는가 아니면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구하는 것인가? 또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은사를 나는 적절하게 그 목적대로 교회의 유익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가? 혹시 나의 은사 때문에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무시하는 자리에 있지는 않은가? 은사는 성령님의 선물이다. 어떻게 선물을 가지고 자랑을 할 수 있는가? 성도로서 우리의 보다 큰 관심은 사도의 말대로 몸을 세우는 사랑이 되는 것이다.

6. “하나님 아버지, 온갖 신비한 역사가 난무하는 시대에 성령의 역사를 온전히 분별하게 하시고 성령님께서 교회를 섬기라고 주신 은사를 가지고 남과 비교하여 우월감을 가지거나 좌절하지 않고 오직 겸손하게 주님의 몸인 교회, 교회의 지체들을 섬기는 데 온전히 사용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