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10:1-31 : 우리는 예수님께서 갈릴리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길에서 몇 가지의 에피소드를 만나게 된다. 이 에피소드의 핵심은 사람의 구원은 인간의 자력으로는 불가능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마가는 바리새인들과 예수님의 논쟁을 소개하면서 인간은 죄인이라고 포괄적으로 이야기한다. 즉 바리새인들은 예수님께 나아와 ‘이혼’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2절에서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을 시험하기 위해 ‘이혼’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아 예수님은 아직도 헤롯 안티바스의 영내에 계셨을 것이고, 이혼의 부당성을 말씀하신다면 세례요한처럼 예수님도 역시 처형당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게 된다. 주님은 그들의 질문에 율법은 ‘너희 마음이 완악함으로 말미암아 이 명령을 기록’되었음을 이야기하신다.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에게 결혼의 가장 기본적인 의미를 설명해준다. 그리고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12절)’라고 말씀하신다. 다음 에피소드는 어린아이들을 영접하시는 주님의 이야기인데, 여기서 주님의 제자들은 아이들을 만져주시기 원해서 예수님께 아이들을 데려오는 것을 꾸짖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예수님은 ‘14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 15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그 곳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라고 말씀하신다. 다음 에피소드는 부자 청년과의 대화이다. 그는 영생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영생을 얻을 수 있을까? 에 대한 답으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율법을 잘 지키었는가?라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청년은 예수님의 질문에 대하여 어릴 때부터 계명을 잘 지키었다고 말한다(17-20). 주님은 청년이 이야기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율법 준수의 차원이 아닌 새로운 차원의 율법 준수를 요구하신다. 그것은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는 것이다. 자기의 의를 자랑하던 부자 청년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돌아갔다.

위의 세 가지 에피소드에는 3 종류의 사람들이 나온다. 하나는 율법을 목숨처럼 지키는 바리새인이고, 두 번째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생각하는 것 같이 미성숙하고, 이기적이고 무례한 죄인의 모습을 가진 ‘어린아이’이고, 세 번째는 스스로 율법을 지켰다고 생각하는 청년이다. 특별히 부자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갈망이 없기 때문에. 혹은 자기가 소유한 것에 대한 강한 미련 때문에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어렵다. 그러나 이런 죄인들을 하나님의 나라로 들어가게 할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뿐이다. 

묵상 :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 즉 영생을 얻는 것은 자기 것을 내려놓음으로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구원을 받음으로 하늘의 보화를 쌓아가는 것이지만, 더불어 자기의 삶의 방식을 내려놓음으로 인한 고난과 박해가 있을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29-30절). 하나님의 나라는 ‘나’의 능력과 ‘나’의 소유로 들어가는 나라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들어가는 나라임을 기억해야 한다.  

마가복음10: 32-52 : 마가는 8장부터 10장에 이르기 까지 예수님께서 스스로 죽으심과 부활하심을 3번에 걸쳐서 이야기하시고 있음을 우리들에게 전해준다(8:27-38; 9:30-32; 10:32-34). 그리고 마가는 이 이야기들을 소경이 눈을 뜨는 이야기로 감싸고 있다(8:22-26 – 벳세다의 소경을 고처주신 이야기; 10:46-52-소경 바디메오를 고쳐주신 이야기) 마가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이라는 엄청난 예수님의 구원 사역을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들의 어리석음을 소경에 빗대어 말하고 있고, 주님은 그들의 어리석음을 고쳐주셨음을 우회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추측은 예수님의 사역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 자신들의 자리를 위해 논쟁하는 제자들의 모습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제자들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이해하지 못했고 ‘너희에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는 주님의 질문에 ‘주의 영광중에서 우리를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앉게 하여 주옵소서’라고 말한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그의 백성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함이니라’는 것이었다.

이 10:45의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누구신지 그리고 왜 우리에게 오셨는지를 밝히는 말씀이다. 그리고 주님은 야고보와 요한의 질문에 대하여 ‘43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 44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고 말씀하신다.

이렇게 아둔하게 주님의 십자가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함께 주님은 여리고에 이르신다. 그리고 바디메오를 만나신다. 바디메오는 예수님을 ‘다윗의 자손’이라고 말한다. 바디메오가 말한 다윗의 자손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바라는 메시야를 의미한다. 그 메시아이신 예수께서 바디메오게 야고보와 요한에게 했던 질문을 하신다. 즉, ‘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51절)’ 바디메오는 보기를 원했고 주님은 그를 보게 해주신다. 그리고 바디네오는 예수님을 따르는 자가 된다(52절). 예수님의 제자들에게도 이런 치유가 필요했다. 마가가 이야기하는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진정한 메시야이시다. 그 메시야를 바라보고, 동행하면서도 메시야인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들의 모습은 소경과 같다. 때문에 마가는 이런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말씀하시는 장면의 앞 뒤에 소경을 고치시는 주님의 이야기를 먼저 하고 있다.  

묵상 : 예수님을 올바로 안다면 우리의 삶이 변할 것이다. 그분의 메시아됨을 우리가 고백할 수 있다면,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주님이 약속하신 것처럼 세상의 모든 군세를 가지신 분임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삶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면서 그리스도 인 답지 않은 이유는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의 결여이다. 그리스도를 삶에서 고백하는 삶을 위해 기도할 때이다.

오성환 목사(신학포럼 빛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