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 6장 나를 지켜주는 것은 오직 말씀이다

1. 지킬 수 없는 무모한 약속을 하지 말라(1~5). 우리 현대 사회는 잠언이 쓰여지던 시대와 마찬가지로 실수를 인정하는 것을 그렇게 장려하지 않는 것 같다. 이 말씀의 의도는 많은 오해를 받는다. 그래서 성경은 보증을 서지 말라고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본문의 핵심은 약속하지 말라거나 보증서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만일 이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하여 절대 보증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이웃을 사랑하라는 율법의 의도를 범하는 일이 될 것이다. 본문은 잘못과 실수가 발생했을 때 그 잘못을 인정하고, 무모한 약속이나 보증을 하지 않도록 처음부터 신중하게 그리고 분별력있게 행동하라는 것이다. 즉 5장에서 강조했던 바, 사려 깊은 분별력을 요구하는 말씀이다.

2. 게으름에 대한 성경적 경고가 이어진다(6~11). 게으름은 악한 것이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잠언 기자는 개미에게 가서 배우라고 한다. 미물인 개미 조차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하여 열심히 일한다. 존 오웬은 신앙 생활의 최대의 적은 게으름이라고 했다. 성화의 과정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거룩해짐은 결코 내 밖에서 뚝딱하고 일어나는 어떤 것이 아니다. 어느 날 큰 은혜를 받았더니 거룩해져 있더라는 것이 아니다. 성화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믿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이 믿음은 나로 하여금 나를 쳐서 복종시키는 매일 매순간의 삶의 훈련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게으른 자는 그리스도의 형상을 그 영혼 안에 이루어가는 일을 볼 수 없을 것이고, 이것은 하나님의 뜻에 역행해서 살아가는 악하고 미련한 삶이다.

3. 악한 자들과 함께 하지 말라(12~15). 악한 일을 행하고 다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악한 자와 함께 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그 길은 결국 그 인생을 패망케 한다는 말씀은 오늘날 우리의 환경 그리고 어울리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하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동료들로부터 받는 집단 압력(peer pressure)이 얼마나 크게 사람의 영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면서 성경은 우리의 삶에서 그 영역을 점검해보라고 도전한다.

4. 이어서 본문은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는 것 6~7가지의 목록을 제시한다(16~19). 그것들은 교만한 눈(그의 교만이 눈을 통해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거짓된 혀(거짓은 혀를 통해서 드러나는 법이다), 무죄한 자의 피를 흘리는 손(이 세상이 마치 약육강식 같은 정글의 법칙, 힘의 논리에 의해서 움직여지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 이런 세상에서 무죄한 사람을 죽이는 일은 비일비재하지 않은가), 악한 계교를 꾀하는 마음(음모를 꾸며서 사람을 궁지에 몰고, 그의 것들을 빼앗는 일이 합법의 이름으로도 얼마나 많이 행해지는가), 빨리 악으로 달려가는 발(진리를 행하는 데는 그렇게도 느린 자들이 악을 향해서는 어찌 그리 빠른지, 13절에 의하면 사람의 발은 그의 뜻을 보여준다), 거짓을 말하는 망령된 증인(십계명의 아홉번째 계명이면서 이것은 남을 거짓으로 죽이는 일이다), 형제 사이를 이간하는 자(그가 있는 곳에는 불화가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에 대한 말을 옮기고 다니는 까닭이다)다. 매일 당신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회개의 목록은 아닌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두려운 경고가 아닐 수 없다.

5.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는 것이다(20~23). 나를 지켜주는 것은 나의 의지와 결심이 아니다! 예전에 받은 은혜 체험도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만이 나를 지켜줄 수 있는 힘이라고 성경은 말한다. 말씀은 어둠 속에 빛이고 위험한 길에 보호자이고, 광야에 인도자이고 친구(네가 깰 때에 너로 더불어 말하리니, 22)다. 이것이 생명의 길이다. 자녀에게 모든 것을 다 주었다 해도 하나님의 말씀을 그 가슴에 심어주지 못했다면 그것은 심히 슬픈 일이다. 교인들을 위해서 모든 것을 다 주어도 하나님의 말씀을 주지 못하는 목사는 무익한 자다.

6. 이제 본문은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음녀의 유혹을 피할 것과 성적 부도덕은 결국 고통, 불명예, 시기와 복수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24~35). 잠언 기자는 이것을 매우 설득력 있는 비유로 설명한다. “사람이 불을 품에 품고서야 어찌 그의 옷이 타지 아니하겠으며 사람이 숯불을 밟고서야 어찌 그의 발이 데지 아니하겠느냐?”(27,28) 그렇다. 지혜는 우리로 하여금 그 결과에 초점을 맞추게 하는 통찰이다.

7. “하나님 아버지, 아버지께서 싫어하시는 것들이 저희 안에 있는지 돌아봅니다. 그 모든 것을 용서하여 주시고, 주의 기뻐하시는 일을 항상 행하게 하여주시기를 구합니다. 겸손하여 기쁨으로 진리를 행하며 저희가 있는 모든 곳에서 평화를 만들어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게 하여 주옵소서. 부지런히 아버지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그 말씀이 우리를 붙들어주시는 은혜를 누리게 하옵소서.”

김형익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