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의 한파에서도 끄덕이 없이 지나간 직종은 "공무원"이다. 공무원의 별칭은 "철밥통"이었다. 세월호 침몰을 계기로 "관피아"라는 말이 등장했다. 충격적인 말이다. "마피아"와 연관된 개념이 있다고 보여지는 "~피아"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관료에 대해서 법죄집단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위기인가?

그런데 그 "관피아"를 관피아의 최고 수장이 잡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좀더 아이러니하다. 대통령이 공무원의 형식주의, 무사안일, 안정추구 등의 관료적인 나태와 방기를 단시간에 제어할 수 있는가? 정부의 관청의 공무원들은 누구 보다더 청와대와 국회의 행동들을 알고 있다. 청와대, 국회, 행정부, 사법부 어디가 더 부패가 진행되었을까?

청와대는 5년의 임기면 끝나고, 관피아는 유구하다. 관피아는 국가의 중요 정보를 모두 관장하기에, 가장 중요한 정보를 선점한 독자적인 기관이다. 시간에서 정보에서 일의 처리에서 충추적이고 유일한 기관을 누가 개혁할 수 있을까?

아마도 첫째 답은 "스스로 정화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일 것이다. 둘째 답은 "청와대와 국회가 전횡을 하지 않는 것"이다. 사소한 민원도 청와대 혹은 국회의 입김이면 행정관료는 즉각적으로 행해야 한다. 먼저 상급 기관이 자기의 권력이 아닌, 국가 질서와 순서에 따르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셋째 답은 공무원의 직업윤리를 고취할 수 있는 직업의식(공복)과 그에 따른 합당한 명예이다. 공무원이 안정적인 직업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는 직업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그리고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합당한 존경과 대우가 필요하다. 국민이 존중하지 않는다면 공무원도 국가와 국민에게 어떤 책임감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공무원의 연금개혁 등 공무원에 대한 압박이 여러면에서 진행된다. 유관기관의 낙하산 인사도 기관장 일부에게 주어진 특혜이지, 전체 하급 공무원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공무원들이 역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다양한 직업 환경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그래서 어떤 사안에 대해서 유연한 판단과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직무 매뉴얼을 지키면 철밥통이 되는 공무원의 행정수행에서 국민의 안전과 유익은 기대하기 어렵다. 국민은 공무원의 무사안일주의를 비판하고, 공무원은 매뉴얼을 벗어나면 징계를 받으니, 국민과 공무원 모두가 피해자다. 공무원도 당연히 국민이기도 하다.

공무원이 관피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는 것은 철밥통을 찾은 공무원 지망생들에서 온 것으로 본다. 행정의 집행을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진행하기만하면 되는 무사안일주의와 행정제일주의에 있다. 공무원의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직무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관피아의 지도와 보호 아래 있는 국민이 아니라, 공복의 지도와 돌봄으로 국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