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에 목사에게는 허락되는 사역과 다양한 호칭이 있다. 목사는 목회를 하는 것이지만, 신학서적출판, 신학교수, 선교사, 군종목사 등 일반목회 이외의 사역도 목사로 인정한다. 그리고 목회 사역지에서 목사는 담임목사(당회장), 임시목사(장로가 없는 교회 목사), 부목사(당회장을 보좌하는), 전도목사(교회가 없이 전도하는 병원원목), 교육목사 등 다양한 호칭이 있다.

장로교는 당회와 노회를 근간으로 하는 정치체계다. 네델란드 개혁파와 스코틀랜드 장로파의 당회 구성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한 교회가 당회로 구성되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 기본적으로 칼빈파(개혁파와 장로파)에는 부목사 제도가 필요없는 구조다. 그것은 목회를 세우고 돕는 치리장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 장로교회에 "부목사" 제도가 있는 것은 장로정치제도를 바르게 시행하지 않음이다. 이것은 초기 한국 교회의 형태를 이해해야 한다. 초기 한국 교회는 목사가 많이 부족했다. 필자는 1995년도에 신학대학원에 입학했는데 당시까지도 농촌교회는 신학생 전도사들이 많이 사역했다. 그래서 이러한 한 당회에 몇 개의 지교회가 있는 부교역자 형태가 자연스럽게 존재했다. 그리고 교회를 돕는 교육전도사들이 신학연수를 마치고 사역을 계속하면서 자연스럽게 부목사가 형성된 것으로 본다.

한국교회 초기는 거의 모두가 어려웠기 때문에 큰 갈등이 없었다. 한국 사회가 양극화가 심화되는데, 교회는 더욱더 양극화가 고착되어 가고 있다. 대형교회와 미자립교회의 고착화와 함께, 대형교회에서 사역을 돕는 담임목사(당회장)과 부목사의 권위, 사역, 경제 문제도 양극화로 되어 있다. 간혹 이러한 폐단을 극복하려는 시도는 있지만, 단순히 경제적인 차원에서 그친다.

한국 교회는 아직까지 "집단지도체제"를 수용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여론형성그룹이 한 두령을 세워서 움직이는 조직형태를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담임목사와 부목사의 지위와 사역의 차이는 분명히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형태에서 담임목사는 부목사를 채용하는 암묵적인 구조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와 피사용자의 마음가짐과 관점은 전혀 다르다. 사용자인 담임목사는 쉽게 군림하는 자세가 되고, 피사용자인 부목사는 목사로서 정체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심하게 발생한다.

담임목사와 부목사의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먼저 장로의 역할을 장로교정치원리대로 활성화시켜야 한다. 장로가 목사를 견제하는 역할이 아니라, 목사를 돕고 심방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 일을 위해서 장로가 되어야 한다. 일이 힘들기 때문에 윤번 등 다양한 쉼의 제도를 마련한다. 아무 일은 하지 않고, 감사와 통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장로 사역을 쉽게 포기 하지 않는다. 장로는 교회의 직원으로 소명에 의해서 직분을 받아야 한다. 둘째, 교회의 대형화를 포기해야 한다. 모 교회는 3,000억원을 들여서 예배당을 신축했다고 한다. 필요에 의해서 예배당을 건축할 수 있다. 3,000억원이면 1억짜리 예배당을 3,000개를 지을 수 있다. 3,000명의 목회자의 사역지가 형성되는 단순한 계산이 나온다. 개교회중심으로 유지와 성장을 위한 교회성장정책을 포기하지 않은 이상 부목사 제도는 상명하복의 제도로 고착된다. 대형교회는 반드시 풀뿌리같은 소형교회들이 존재해야 되는데, 소형교회에 대한 배려가 없다. 현재 얼마나 많은 개척교회들이 문을 닫고 있는가? 소형교회 없는 대형교회도 없다. 현재 대형교회들은 고군분투하는 소형교회의 덕분에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부목사들은 개척교회를 시도하지 않는다. 그것은 현실적인 문제를 너무나 절감하기 때문이다. 셋째, 한국 교회 그리스도인들이 집단지도체제를 수용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내면의 힘과 지성이 있어야 한다. 샤먼적인 단수지도체제는 한국 교회의 우민화를 촉진해 아멘부대로 전락시킨다. 집단 혹은 복수지도체제의 갈등과 차이 등을 수용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교회는 더욱 견실하며 성도들이 풍성한 지식을 수용할 수 있다.

  현재 이상적인 상태가 아닌 현실에서 부목사는 담임목사의 충실한 부사역자가 되어야 한다. 몇 교회에서 합리적이게 운영하려는 형태가 있지만, 그것은 단독 리더십의 결정에 의한 것이지, 결정에 부목사가 참여해서 이루어 진 것은 아니다. 이상적인 것은 사역자들의 공동의사결정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많이 주니까 좋다는 생각은 힘들게 하니 좋지 않다와 동일한 것이다.
  지도자는 자기결정구조를 강하게 가져야 한다. 목사는 교회의 지도자다. 성도를 이끌 지도자는 영적인 결정과 육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육적인 안일과 풍요에 만족하지 않아야 하며, 또 육적인 고난에서 갈등을 하지 않아야 한다. 목회는 매우 힘든 것이며 그것을 감당할 심장이 있어야 한다. 그 위치에 있지 않고서는 그 고통을 절대로 알 수 없다.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주의 때와 뜻을 구하며 충성을 하는 것이 사역자의 자세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