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국교회는 WCC에 대한 대처로 양분되어 대결했다. WCC를 마친 2014년 한국교회는 찬성과 반대 진영이 연합 모색을 마련하고 있다. 그런데 NCCK를 중심으로 한 WCC를 찬성하며 참석했던 진영에서는 신앙과 직제 위원회를 로마 카톨릭과 정교회를 망라한 일치 협의를 출범했다. 그리고 합동과 통합의 전 총회장들이 모여서 화합의 장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기독신문] 7월 2일자를 참조하라). 그런데 또 광주전남협의회(회장 정용한 목사)에서는 "개신교와 로마 카톨릭의 일치 반대 집회"를 결의하고 7월 22일에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8월 14일~18일에 로마 교황이 한국을 방한한다.
 
위의 글이 얼마나 복잡한지, 쓰고 있는 필자도 혼돈스럽다. 합종연횡, 정치권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형태인데, 2014년 한국교회가 보여주는 합종연횡은 정치인들의 야합의 수준을 능가한다. 어디는 화합을 도모하고, 어디는 화합을 반대하고, 어디는 반성하고 있고, 다만 NCCK 진영, WCC 참여진영은 변함없이 자기 뜻을 진행하고 있다.  

도대체 WCC에 대한 한국교회의 자세는 어떻게 해야되는가? 2013년 일시적인 캠페인에 불과한 것이었는가? WCC가 끝나자 합동 측 원로들은 통합 측 원로들과 화합을 모색하고, 다양한 연합 활동을 이전처럼 전개한다. WCC 반대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성도들이 헌신하며 기도하며 안타까워 했는가? 그것은 교회 지도자들의 가르침 때문이었다. 그런데 WCC를 찬성하는 진영과 연합하며 WCC의 반대에 대해서 사과하기도 하고, 덥고 새롭게 하자는 경향이다. 이런 상황에 로마의 교황이 오면 한국 개신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로마 교황이 오는 것이 무슨 문제일까 하지만, NCCK가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가 창립되고, 교황의 "복음의 기쁨"에 대해서 찬동하는 개신교 신학자와 목회자들의 학술대회도 개최되었다. 그 단체와 연합을 모색하는 합동 측과 반대하는 합동 측의 교회의 모습이 나타났다. 비록과 합동과 통합의 협력 모색이지만, 통합 측은 NCCK의 중추역할을 하는 회원교단이다.

8월, 교황의 방한은 한국 기독교의 큰 반향을 일으킬 중대한 사건이다. 어쩌면 WCC 개최보다 더 큰 영향력을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교황의 방한을 반대할 수는 없다. 다만 개신 교회의 지도자들이 명확한 믿음의 지표를 제시하면 된다. 아무런 생각없는 대처는 개신 교회가 구교로 회귀하는 현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미 1999년에 루터 교회가 로마 카톨릭과 공동선언문을 작성했고, 2004년에는 감리교회가 공동선언문을 작성했다. 또 다른 교파들이 이러한 행동을 반복할 수 있다.

믿음에는 뒤로 후퇴함은 없다(히 10:38). 히브리서 기자가 환난과 핍박에서 유대교로 회귀하는 기독교에 대해서 외친 말씀이다. 이 말씀이 이제는 개혁에서 구교로 회귀하려는 개신 교회에 외치는 말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