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토) 광화문 앞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윤지충 외 123위에 시복미사를 집전했다. 종교행사가 광화문 앞에서 이루어진 것은 최초일 것이다. 광화문 위로 십자가가 잡힌 것은 매우 이례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에 많은 천주교의 순교자들이 배출되었다. 그들을 죽인 정권은 누구인가? 바로 조선왕조로, 우리의 역사에 있는 처참한 비극 중 하나다. 그런데 그 중심부에서 천주교의 미사가 행해졌다. 마치 200년의 전투에서 승리의 깃발을 광화문 광장에 꼿는 것 같은 느낌이다.

왜 조선왕조는 천주교를 박해했는가? 조상에게 드리는 제사 때문이었는가? 그렇지 않다. 1801년의 황사영 백서 사건 등 로마 교회의 왕권 전복 운동 때문이다. "신자들이 순교선열들의 신앙에 대한 간절함을 백서를 통해 체험해봤으면 좋겠어요. 그분들의 고통과 피눈물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종교의 자유를 얻지 않았을까요."[카톨릭신문. 2009.4.23일자] 백서의 내용은 프랑스의 북경군대를 동원하여 조선에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게 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신해박해-1791, 신유박해-1801, 1831년 조선교구설립, 기해박해-1839, 병오박해-1846, 병인박해-1866)으로 수 없이 많은 박해에도 천주교회는 성장했다. 그런데 1884년 알렌 선교사, 1885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입국하면서 양상은 달라졌다. 조선은 서양의 천주교가 아닌 개신교로 급선회했다. 그 이유는 조선민초의 마음에 접근했기 때문이다. 천주교는 남인을 중심으로 한 식자층을 공략했고, 개신교는 서민과 천민을 중심으로 공략했다. 개신교 선교사와 교류한 서민과 천민들은 신문물을 받아드리는 우리의 선구자가 되었다.

일제강점기에 개신교는 신사참배 찬성과 반대로 양분되었지만, 천주교는 모두 찬성하여 잔류했다. 당시 신사참배를 개신교에서 신사참배를 찬성하던 측은 1938년 조선신학교를 설립하여 구성한 김재준, 송창근, 채필근, 한경직이었다. 천주교, 불교, 감리교 등은 신사참배에 찬성했다. 1945년 해방이 되자 신사참배의 문제는 교회분열의 원인이 되었다. 신사참배에 찬성한 측과 함께할 수 없다고 하여 분리를 주장한 고신과 재건측이 분열되었다. 예장(통합과 합동)은 찬성과 반대가 혼합된 구조를 갖았다. 개신교는 일제강점기에 일제에 의해서 순교자가 배출되었다. 주기철은 평양노회에서 면직처분까지 많았고 결국은 옥에서 순교했다. 주기철의 신분은 면직된 목사의 신분이다. 그리고 개신교는 6.25에 공산당에 의해서 많은 순교자들이 발생했다.
이 글의 목적은 모든 종교에 순교자는 존재하지만 박해의 대상이 다름을 소개하는 것이다. 불교는 신라 지증왕 7년(506년)에 이찬돈이 순교했고, 신화적 내용도 있다. 천주교는 조선왕조에 의해서 순교를 당했다. 개신교는 일제와 공산당에 의해서 순교했다. (예외, 토마스 선교사가 평양 군대에 의해서 순교했는데, 종교박해가 아닌 경제교류의 충돌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개신교와 천주교의 순교에서도 극명한 차이가 드러난다. 이 믿음과 민족을 지키지기 위해서 순교한 우리의 믿음의 선진들을 보자. 우리의 교회에 신사참배보다 더 분명한 종교다원주의에 편승하는 시류가 있다. 신사참배는 국가의례로 유혹했고, 종교다원주의는 믿음을 지키면서 모든 종교와 교류 및 일치할 수 있다도 미혹한다. 신사참배를 허락한 무리에서 종교다원주의를 허락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심장부에서 조선왕조의 반역의 죄로 처단된 자들이 천주교의 214위가 시복자로 숭앙된다. 천주교는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103위의 성인이 있다. 당시는 바로 성인이 되었는데, 금번에는 복자로 추대하고 언제 다시 성인으로 올릴른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그들은 제사문제로 순교를 당했는데, 단순한 종교문제가 아닌 국가전복으로 판단되어 처결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제사제도를 바꾸었는데 그들의 순교가 정당한 것인지는 궁금하다. 바뀐 법이 더 완전한 것인데, 불완전한 제도를 지키다가 죽은 것을 과연 순교라고 볼 수 있는가?

한국 천주교는 총 207위의 성자와 복자에게 기도할 수 있게 된다. 그 이름을 모두 기억할 수 있을런지... 세계의 로마 교회 신도들은 한국의 103위의 성자에게 기도할 수 있다. 이름을 알 수 있을런지... 세계에 몇 위의 성자가 있을까? 그것을 세운 교황은 모두 기억하고 있을까?
금번 행사에서 보니 교황 프란체스코는 성모 신심이 대단한 것으로 소개된다. 성모신심이 대단할 때에 드러나는 것은 "아기예수"이다. 필리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기예수"다. 우리나라에서는 성인의 예수상이 많지만, 아기예수의 얼굴도 종종있다. 아기 예수상은 예수를 낮추고 성모를 높이는 성상으로 생각되었다. 교황은 예수의 대리자인가? 성모의 숭앙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