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은 “인간이 어떻게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최초로 제시한 신학자이다. 고대 교회에서 하나님의 인식은 ‘예수 믿음’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그리고 중세 교회에서는 국가 종교와 생활(문화)로 정착하여 중세 말까지 신인식에 대한 논의보다 신존재 증명을 활발하게 진행하였다. 중세 철학에서 신존재 증명에 실패하였다. 칼빈에서 신인식이 수립되어, 신을 부정하는 세계정신에 선지자적 역할을 한 것이다.

16세기 칼빈은 인간의 마음에 선천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지각이 있다고 확신한다(Inst., I, 3, 1). 인간이 신에 대한 인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논쟁이 없이 받아드려지는 보편적 진리로 제시한 것이다. 그런데 18세기 근대 시대에서는 선천적인 신인식을 부정하였다. 칸트에서 명확하게 거부되었고, 신학(자유주의와 현대신학)에 반영되어 기독교에서도 확고한 체계가 되었다. 쉐퍼(Francis Schaeffer, 1912-1984)는 칸트 이후 헤겔을 ‘절망선’으로 표현하였다. 16세기 일반적으로 인정되던 ‘신의 존재’는 21세기에는 거부되고 있다. 18세기 후반 산업혁명 이후로 경제력이 증가하면서 종교의 영향력이 급속하게 감소되고 있다. 기독교의 하나님은 영원불변하시기 때문에 16세나 21세기에도 동일하다. 그러므로 세대를 본받지 않고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칼빈은 창조에서 창조주의 존재를 확립한다. 세계에 살고 있는 어떤 미개인이라 할지라도 신에 대한 관념을 갖고 있다. 이것을 칼빈은 종교의 씨앗(religionis semen)이 있다고 하였다. 보편적인 종교심의 표현으로 우상숭배를 제시하였다. 인간이 비록 창조주 하나님을 섬기지 않는다 할지라도, 나무나 돌에게(totem) 예배하는 형태, 정령숭배(精靈崇拜, animism), 무당종교(Shamanism)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종교(宗敎)가 순진한 백성들을 속박하기 위해 교활하게 지어낸 것이라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종교창작설은 16세기에 그리고 18세기의 자유주의의 근간이 되기도 한 것이다. 칼빈은 교활한 정치인들이 종교를 이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도 인간 본성에 종교성이 있는 것으로 연결하였다. 독재자가 공개적으로 신을 무시하고 모욕하면서도 어떤 상황에서는 페닉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공황장애). 이러한 양심의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서 술, 마약, 안정제 등으로 무서움을 피하며 평안하게 잠을 자려고 한다. 이러한 행동도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다.

칼빈은 건전한 판단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도 신에 대한 감각이(sensus divinitatis)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Inst., I, 3, 3). 인간이 아무리 부정해도 ‘두려움’을 쫓아낼 수 없다는 것이 바로 신의 존재를 확증한다는 것이다.

또한 신에 대한 지식과 예배를 파괴하는 행동도, 신을 거부하기 때문에 신의 존재를 스스로 증명한다고 하였다. 모든 자연인들 그리고 신을 거부하는 사람들까지 신의 존재를 거부할 수 없다. 그래서 칼빈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가르침은 본성으로 절대로 잃어버릴 수 없는 것이다.

창조의 합당한 법칙은 피조물이 창조주 하나님을 경배하며 사는 것이다. 이것은 철학자들도 알고 있었다. 플라톤은 영혼의 지고선이 하나님을 닮는 것이라고 하였다. 플라톤은 영혼의 변화를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연결하였다. 인간이 고난에서 불평하지만 짐승보다 우월한 것은 하나님께 예배하는 것이며 불멸(영생)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어떤 환경에서도 창조주 하나님을 인식하며 예배한다.

고경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