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와 언약을 맺음으로 아브라함의 씨를 통하여 하나님의 백성들을 만드셨다. 모세는 신명기에서 ‘너는 여호와 네 하나님의 성민이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지상 만민 중에서 너를 자기 기업의 백성으로 택하셨나니 / 여호와께서 너희를 기뻐하시고 너희를 택하심은 너희가 다른 민족보다 수효가 많기 때문이 아니니라 너희는 오히려 모든 민족 중에 가장 적으니라(신명기7:6-7)’라고 이야기한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사랑하셨기 때문에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만드셨다는 말이다. 그 사랑을 바탕은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이끌어 내신 이후에 이스라엘 백성들과 언약을 맺으셨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들에게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위한 율법을 주신다. 중요한 것은 율법은 구원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구원받았음을 확인하는 원리이다. 그런데 유대인들은 율법을 구원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했고, 율법에 매인 삶을 살았다. 결국 율법은 몽학선생같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완악함(마19:8)’을 조절하는 기능만 갖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약에서도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마음의 할례(신10:16; 렘4:4)’를 받으라고 말씀하셨고, 새 언약을 이야기하시면서 하나님의 통치 방법의 근본적인 원리가 이스라엘 백성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율법적인 강요가 아님을 이야기한다. 혈과 육을 따라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던 구약시대와는 달리, 신약에서는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요한복음1:12)’자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예레미야를 통해 말씀하신 것처럼(렘31:31-34) 하나님의 백성 안에 성령께서 함께하시는 새로운 방법으로 신약시대의 하나님 백성들을 다스리신다.
요한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한복음1:14)’라고 말한다. 요한의 이 말은 말씀이 우리 가운데장막을 치셨다는 말이고, ‘법조문으로 된 계명의 율법을 폐하셨(에베소서2:15)’다는 말이다. 그래서 바울은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 값으로 산 것(고린도전서6:19-20)’이라고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말한다. 하나님께서 성령 하나님을 통해 그의 백성들과 같이 하신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다스리셨던 것처럼 우리를 다스리신다.
2.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심을 통해 우리를 다스릴 수 있는 이유는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에 있다. 에베소서에서는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 또 오셔서 먼 데 있는 너희에게 평안을 전하시고 가까운 데 있는 자들에게 평안을 전하셨(에베소서2:16-17)’다고 말한다. 즉, 그리스도께서 죽으심으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진노가 해결되었고, 그로 인해 우리와 하나님 사이의 막힌 담이 허물어졌고(에베소서2:14),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히브리서4:16)’가게 되었다.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통해 그리고 성령 하나님을 우 리에게 보내심으로 인해 구약시대처럼 율법적인 통치가 아닌 광야시대와 같은 하나님의 직접적인 통치를 이루셨다. 하나님은 우리와 동행하시기 위해 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성령을 따라 하나님 아버지께 나아가게 하시기 위해 십자가에 예수님을 내어주셨다.
3. 율법적인 통치와 하나님의 동행하심으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다스림은 하나님과의 온전한 인격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한다. 즉, 우리는 우리 안에 계시는 성령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 가고 /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에베소서2:21-22)’는 삶을 살게 된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21:28-32에서 ‘그러나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뇨 한 사람이 두 아들이 있는데 맏아들에게 가서 이르되 얘 오늘 포도원에 가서 일하라 하니/ 대답하여 가로되 아버지여 가겠소이다 하더니 가지 아니하고/ 둘째 아들에게 가서 또 이같이 말하니 대답하여 가로되 싫소이다 하더니 그 후에 뉘우치고 갔으니/ 그 둘 중에 누가 아비의 뜻대로 하였느뇨’ 라고 물으신다. 예수님의 질문에 대한 답은 물론 둘째 아들이다.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가지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고, 들음이라는 것은 예수님의 비유에 나오는 둘째 아들처럼 사는 것이다. 즉, 하나님은 우리에게 율법적인 강요가 아니라 일상 가운데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 말씀을 순종하면서 살아가는 하나님 말씀을 중심으로 하는 삶을 원하신다.
하나님의 백성들의 삶이 기쁘고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 안에 거하심으로 우리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이야기하시고, 우리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신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하나님을 의지해서 살아간다. 하나님을 믿는 것이 단순히 왕이신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특권 뿐 아니라,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우리의 것을 내려놓고, 우리의 생각을 내려놓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이야기가 있는 교회’는 삶에서 만나는 하나님의 이야기를 나누는 교회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과 인격적인 교제를 하는 자들이고, 하나님의 성전의 한 작은 벽돌임에도 불구하고 머릿돌이신 그리스도와 연결된 그래서 하나님의 통치가 우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그런 하나님의 백성이다. 내 안에 거하시는 하나님께 순종하는 우리가 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