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히브리서를 쓸 당시의 상황을 우리는 네로에 의해 박해를 경험했고, 또 도미티안에 의한 박해가 다가오는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 다시 말하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이 버거운 상황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을 포기하고, 당시에 로마정부가 인정한 합법적인 유대교로 되돌아가려는 유대적 기독교인들을 위한 편지가 히브리서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은 히브리서에 기록된 제사장 제도가 율법을 아주 잘 아는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히브리서의 저자는 ‘예수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고, 우리의 구세주라고 답하면서, 구주이신 예수를 버리고 유대적인 제의, 즉 유대적인 삶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를 설명하면서 ‘우리가 믿는 도리의 사도이시며 대제사장이신 예수를 깊이 생각하라(히브리서3:1)’고 이야기한다. 예수님은 당시 유대교에서 중시하는 천사보다도 그리고 유대교의 창시자라고 생각하는 모세보다도 더 ‘우월’하신 분이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안식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히브리서의 기자는 길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 안식에 들어가기를 힘쓸 것을 권면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히브리서4:12)’하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는 모든 것이 드러나게 된다. 마치 태양의 빛 앞에 모든 만물이 그 자태를 드러내는 것과 같이 말이다(시19:1-6).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부름을 거절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들에게 다가오는 삶이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울지라도 우리는 에수 그리스도를 생각하며 하나님의 뜻을 우리의 삶에서 드러내야 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이기 때문이다.

2. 우리를 하나님의 백성으로 부르심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바울은 에베소 교회를 향해‘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에베소서2:8)’라고 이야기했다. 예수님을 믿고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삶의 출발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이다. 마치 에스겔이 환상 가운데 본 골짜기에 있는 뼈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에스겔의 목소리를 듣고 되살아난 것 같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고,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예수 그리스도를 알 수도 없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수 도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기 때문에 결코 자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이 땅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심으로 영광을 받으신다. 다시 말하면 우리를 부르신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나님 백성답게 살아가는 데 있다. 웨스터민스터 소요리문답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우리는 하나님을 영화롭게하며 영원토록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삶을 사는 것(웨스터민스터소요리문답 1문 답)이다.

3. 하나님의 부르심과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의 목적, 그리고 우리가 당면한 삶의 현실에서의 갈등을 푸는 방법을 히브리서 기자는 ‘우리에게 큰 대제사장이 계시니 승천하신 이 곧 하나님의 아들 예수시라 우리가 믿는 도리를 굳게 잡을지어다(히브리서4:14)’라고 말한다. 그리고 히브리서의 기자가 이런 권면을 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바탕으로 ‘우리에게 큰 대제사장이 계시니 승천하신 이 곧 하나님의 아들 예수(히브리서4:14)’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믿는 도리를 굳게 잡아야 하는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대제사장이 되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의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히브리서4:15)’신 분이다. 대제사장은 하나님의 백성들 앞에서 하나님께 백성들의 죄를 고백하는 자이고, 하나님의 용서를 선포하는 자이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삶의 갈등을 이기는 방법으로 히브리서의 기자는 예수를 굳게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예수님은 위대한 대 제사장인데 그분은 우리와 똑 같은 시험을 당하셨기 때문에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실 수 있다. 히브리서의 기자는 예수님에 대하여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히브리서4:15)’니라고 ‘부정’을 두 번 반복함으로 예수님께서 우리의 연약함을 해결해주시는 분임을 강한 긍정으로 이야기한다. 즉, 바로 그 예수님께서는 완전히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실 수 있다는 말이다. 그것도 단순히 감정적인 동정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삶의 아픔을 겪는 자들에게 찾아오시고, 도움을 주시는 분이 바로 예수님이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16절)‘가야 한다. 과거의 대제사장이 일 년에 한번 하나님 앞으로 나갔다면, 우리는 수시로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해서 하나님의 보좌 앞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4. 우리도 히브리서를 쓸 당시의 상황만큼이나 힘든 상황에 있다. 하나님의 말씀이 갖는 권위가 무너지고, 때로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극단적인 주장으로 인해 교회 안에서도 갈등이 일어난다. 그런 갈등을 이기를 원리는 무엇일까? 그것은 결국 ‘믿는 도리를 굳게 잡’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예수를 굳게 잡을 때 우리의 삶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하나님을 영원히 즐거워하는 삶이 된다. 하나님을 믿는 것은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이다.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는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믿는 하나님의 백성다운 삶을 살게 된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의 삶의 목자가 되신다. 쉴만한 물가로 푸른 초장으로 우리를 인도하시고, 우리로 하여금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시절을 쫓아 과실을 맺으며 잎사귀가 마르지 않는 것같은 삶을 살수 있도록 우리를 인도하신다.

그래서 우리는‘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히브리서4:16)’가기를 원한다. 그런 삶을 사는 원리가 2017년의 목표로 정한 ‘하나님과 이야기하는 우리들’이 되는 것이다.